선재 업고 튀어 결말 해석 리뷰 남겨진 떡밥 회수
<선업튀>는 끝이 났지만, 선친자의 생활은 아직 일상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8주간 현생 불가였는데.. 꽉 닫힌 해피엔딩을 선물 받아서 너무 행복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떡밥 회수가 안된 부분도 있고, 열린 결말인 것도 있어서.. 의문을 품는 사람들도 꽤 있는 거 같고.. 나 또한 막방을 보고도 시원한 느낌이 아니라 나름의 결말 해석을 해보고자 한다.
김영수의 죽음
김영수의 죽음에 대해서도 말들이 많은 거 같다. 지긋지긋하게 솔선재를 괴롭혔던 살인마가 죄 값도 다 안 치르고 너무 허무하게 죽었기 때문에.
하지만, 일어날 일은 반드시 일어난다는 전제하에 선재의 죽을 운명을 누군가 가져가야 한다면 그게 김영수인 거는 맞다. 그리고 김영수가 살아 있으면 솔선재의 꽉 닫힌 해피엔딩이 힘들기에 김영수의 죽음은 어쩔 수 없는 거 같다.
또한, 죽음의 모습이 태성에게 쫓기다 다리 위에서 달려오는 덤프트럭에 치이고 물속에 빠져 사망하는데, 이는 다리 위에서 솔이를 택시로 쳐서 물에 빠뜨리고, 선재를 물에 빠져 죽게 했던 자신이 저지른 악행 그대로 죽게 되는 것. 확신의 인과응보를 보여주고 있다.
김영수의 죽음으로 선재의 죽을 운명 또한 살 운명으로 바뀐다는 걸 명확히 보여주는 장면. 물속에서 김영수가 죽는 장면 뒤에 물속에서 죽었던 선재 모습이 보이고, 이어서 실신한 채 응급실로 실려간 현재의 선재가 눈을 뜸으로써 선재가 살 운명으로 바뀌었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물론, 이렇게 쉽게 죽는다고? 나도 허무함을 느꼈기에 이해하지만, 한편으론 김영수의 죽음 부분은 이게 최선이지 않았을까 싶다.
김영수의 정체와 왜 솔이였는가?
김영수의 정체와 왜 범행대상이 솔이였고, 솔이에게 집착을 했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꽤 있는 거 같아서.. 16화에 나온 태성과 김 형사의 대화에 그 힌트가 있기에 이야기를 풀어본다.
김영수의 정체
태성은 자신을 찾아온 아버지 김 형사에게 김영수의 택시 트렁크에서 살해 도구가 가득 나왔고, 살인이 목적이었다고 말한다. 김 형사는 2008년 주양저수지 살인 미수혐의로 김영수를 검거했었는데 출소하면 재범할 거라고 예상했다며 교화도 안 되는 악마라고 표현한다.
악마 타이틀 붙여서
뭐라도 되는 양 띄워주지 마셔.
찌질한 사회부적응자지,
악마는 무슨.
이에 태성이 김영수에 대한 정의를 내린다. 찌질한 사회부적응자일 뿐이라고.
네 탓 아니야.
그놈이 죽을 운명이었던 거지.
그놈이 이렇게 죽어서
살 운명으로 바뀐 사람도 있을 거다
김 형사가 말하는 살 운명으로 바뀐 사람이 바로 선재를 뜻함.
그렇다. 김영수 정체는 솔이처럼 시간 여행자도 아니었고, 악마 타이틀도 아까운 찌질한 사회부적응자일 뿐이었다. 그냥 살인을 멈출 수 없는 살인마인 것.
왜 솔이였는가?
솔이에게 집착을 했다기보다 그 당시 눈에 띈 범행대상이 단순히 솔이였던 것이다. 솔이가 선재의 기억을 리셋했던 2008년에는 솔이가 사고 전에 이사를 가면서 애초에 김영수와의 접점을 만들지 않았기 때문에 주양저수지 사건은 일어났지만, 그 대상이 바뀐 걸로 보아 꼭 솔이여야 했던 이유는 없었다는 걸 알 수 있다.
솔이가 타임슬립 후 변수가 생겼던 주양저수지 사건과 2009년 폐건물 사건까지 보면 타깃인 솔이에게 집착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첫 사고때와는 다르게 솔이의 핸드폰을 김영수가 손에 넣게 된다. 거기에 솔이의 집주소까지 알게 되면서 타깃을 따로 물색을 하지 않아도 되고 좁혀진 동선에서 계획범죄를 저지르기 수월해서 솔이였다고 볼 수 있다.
오히려, 출소 후에는 솔이가 아닌 선재가 타깃이었다. 매번 선재의 등장으로 살인에 실패하고, 경찰에 검거가 됐기에 출소 후에는 선재에게 앙심을 품고 살인을 저지른 것이다. 2023년에 콘서트장에서 솔이와 부딪히고, 솔이네 집 앞에서 나오는 선재를 지켜보던 것도 사실 솔이가 아닌 선재를 미행했던 것.
15화에서 기억리셋된 선재가 솔이네서 나오는데 주시했던 건 그냥 손님 내려주고 우연히 본 것뿐. 아니면, 기억은 영혼에 스미는 것이라고 했으니 김영수도 질긴 악연인 선재를 보고 기시감을 느꼈을 수도 있겠다.
첫 번째 선재의 죽음은 자살? 타살?
또 다른 의문으로 첫 번째 선재의 죽음에 대해 자살인지 타살인지가 분명히 나오지 않아 궁금해하는 분들이 있어 정리를 해본다.
1화에 선재는 호텔 발코니에서 수영장으로 떨어져 죽는데 그 당시 우울증, 공황장애, 번아웃에 시달렸고 피습흔적이 없어 자살처럼 보이지만, 9화 호텔 피습 장면에서 명백한 타살임을 대신 설명해 주고 있다.
둘 다 초인종이 울려서 돌아본다는 건 누군가 왔다는 거고. 1화에서는 정말 자살인 것처럼 선재가 초인종이 울려도 미동 없이 앞만 보고 있지만, 4화에서는 초인종 소리에 뒤 돌아보는 선재모습을 다시 보여주고 있다.
9화에서 보면 선재는 초인종 소리에 현관 쪽으로 향한다. 김영수는 호텔 직원의 마스터키를 훔쳤기에 선재가 문을 열어주지 않아도 침입이 가능했다. 9화에서도 김영수가 직접 마스터키로 문을 여는데 초인종을 굳이 누른 건, 현관 쪽으로 유인해서 쉽고 빠르게 범행을 저지르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김영수는 동물마취제를 범행에 잘 사용하는데 9화에서도 마취제를 묻힌 손수건으로 선재 입을 막으려다 선재의 저항으로 실패하고 후에 칼을 꺼내는 것으로 보아..
첫 죽음에 피습 흔적이 없었던 건 선재가 저항을 할 틈도 없이 먼저 시도한 마취제 공격이 성공했고, 자살로 위장하려고 추락시킨 게 아닐까 싶다. 솔이가 잠깐 2023년으로 돌아왔을 때 선재는 부검예정이었는데, 부검결과가 나오기 전에 다시 타임슬립을 했기에 정확한 사인이 안 나왔지만, 부검을 했다면 동물 마취제 성분이 나오고 타살로 됐을 것.
무엇보다 선재는 15년을 솔이에 대한 짝사랑과 죄책감을 갖고 살아왔다. 그런 솔이와 한강 다리 위에서 운명처럼 재회했고 자신의 팬이라며 밝게 웃는 그녀를 보고 오히려 잘 살고 있어서 안도감이 들었을 거다. 거기에 솔이 집 앞까지 따라가며 여전한 마음을 드러냈는데.. 자살할 이유가 없다.
솔이 할머니의 정체
할머니의 정체는 사실 각자의 해석에 맡기며 활짝 열려 있는 채로 끝이 났다고 볼 수 있다. 치매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에 더 의견이 분분한 거 같다. 다양한 해석들이 있지만, 그럴싸한 것만 추려보면 다음과 같다.
1. 치매여서 기억의 경계가 흐릿하고, 솔이의 타임슬립으로도 기억리셋이 잘 되지 않는다.
2. 할머니가 말했듯이 기억은 지워지는 게 아니라 영혼에 스미는 것이라 선재처럼 모든 기억을 되찾지만, 치매라 가끔 기억하는 것처럼 보인다.
3. 판타지니까 신적인 존재.
최종 16화까지 보고 나니, 개인적으로 할머니는 타임슬립의 주체자인 신적인 존재라는 게 흐름상 가장 자연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걸 알고 있는 것뿐만 아니라, 결정적인 순간마다 선재의 시계를 갖고 있었다. 또한 둘의 해피엔딩으로 더 이상 타임머신이 필요 없어졌을 때 선재가 옛날에 잃어버렸다는 시계를 갖고 있다가 솔이가 처음 타임슬립했던 하천에 버리고 흐뭇해하는 모습에서 단순히 치매로는 설명이 안 되는 부분이 있어서 판타지적 존재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오래오래 잘 살아, 인자
행복하게
웃음서
특히, 선재를 어루만지며 건네는 할머니의 따뜻한 말과 표정에서 선재의 모든 서사를 다 지켜본 듯한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이건 어디까지나 나의 생각이지만, 할머니는 선재의 수호신이 아닐까 싶다. 선재의 시계가 타임머신인 것도 그렇고, 매번 중요한 순간에 시계를 갖고 있었던 것도 그렇고, 순애보를 간직한 채 죽을 운명인 선재가 안쓰러워 운명을 바꿀 기회를 주고 싶었던 게 아닐까... 그래서 솔이가 찬 시계가 3번의 타임슬립 기회를 다 써버렸을 때 선재의 시계로 3번의 기회가 다시 생겨난 것도 결국, 선재의 수호신인 할머니는 선재가 살 운명이 될 때까지 기회를 계속 줬을지도 모르겠다는 어이없는 상상을 하며 피식 웃는다. 이 모든 게 판타지라 가능한 게 아니겠는가?
4. + 추가 이시은 작가의 인터뷰 내용
https://tenasia.hankyung.com/article/2024053169844
이시은 작가는 할머니의 역할이 '무엇이다'라고 확실하게 정의하고 싶지 않았다고 한다. 판타지 요소와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내 마음을 담고 싶을 때 할머니의 역할을 빌렸다고. 사실 치매로 기억의 경계가 없든 신적인 존재든 판타지적 요소를 가진 인물인 거는 맞다. 작가가 정의 내리고 싶지 않다고 하니 정말 각자 해석하기 나름인 열려있는 인물인 거는 확실하다.
선재의 시계
선재의 시계가 왜 타임머신이 됐는지, 절벽에서 선재가 죽었을 때 선재가 차고 있던 시계가 다시 타임머신이 됐고, 솔이가 눌러서 타임슬립을 했는데 타임머신은 선재가 죽은 자정에만 작동하는 게 아니었냐는 의문을 제기하는 글들이 종종 눈에 띄어 이 점도 이야기를 해본다.
선재의 시계가 타임머신이 된 이유
10화에서 시간 여행자인 솔이가 직접 정의 내린 선재의 시계가 타임머신이 된 이유에 대해 나온다.
선재 : 내 시계가 왜 갑자기 타임머신이 된 건데?
솔 : (속으로) 옛날에 네가 날 살린 것처럼 이번엔 내가 널 살려야 한다는 신의 뜻인 거 같다고,
네가 죽고 나서 그런 힘이 생겼다고 어떻게 말할 수 있겠어.
솔이 10화에서 속으로 했던 말처럼 선재가 솔이를 구하러 두 번이나 물속에 뛰어들었는데 그때마다 선재의 시계 불빛이 번쩍인다. 시계는 솔이를 살리고 싶었던 선재의 간절함이 투영된 매개체라고 할 수 있다. 그 간절함이 하늘에 닿아 솔이를 살렸던 것처럼 이번엔 솔이가 선재를 살리라는 신의 뜻이라는 것.
그래서 나는 더더욱 할머니를 선재의 수호신으로 믿고 싶다. 시간 여행자를 선재 본인으로 해도 되지만, 굳이 솔이를 통해 선재를 살 운명으로 바꾸려 했던 건 솔이가 과거로 돌아가 놓쳤던 선재의 15년 순애보 서사를 알게 하고 하늘에서 사랑을 엮어주려고 그랬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건 어디까지나 파워 N의 상상. ㅋㅋㅋ
극 초반에는 선재의 시계 불빛을 보고 선재도 시간여행을 하는 게 아닌가 의심했는데 그건 확실히 아니었다.
시계의 작동원리
1. 선재가 죽고 나면 타임머신이 된다.
2. 타임슬립의 기회는 3번.
3. 선재가 죽은 시간에 작동한다. 솔이가 갖고 있던 시계는 그래서 선재가 2023년 1월 1일 0시에 죽어서 자정에만 작동함.
단, 죽고 나서 첫 번째 타임슬립은 예외;;
1화에서 솔이가 하천에서 처음 타임슬립을 하던 때를 보면 먼저 선재가 병원에서 2023년 1월 1일 0시에 사망선고를 받는다. 그 후에 솔이는 하천에서 전광판에 뜬 선재의 사망 뉴스속보를 보고 핸드폰으로 죽음을 재차 확인한 후 울다가 우연히 시계의 버튼을 누르게 된다. 사망시간에서 얼마 지나지 않았을 수는 있지만 자정일 수는 없다.
그렇기에 2009년 선재가 절벽에서 떨어져 죽었을 때 사망 시간은 달라졌고, 솔이 버튼을 누를 때는 사망 시간에서 조금 시간이 흘렀어도 사망직후였기에 타임슬립이 가능했을 것.
그리고 애초에 타임슬립을 선재가 할 수 없는 이유는 선재가 죽고 나서야 시계에 그런 힘이 생기는데.. 죽은 사람이 타임슬립을 할 수 없다는 거다. 솔이에게 선재를 살리라는 신의 뜻이 분명해 보이는 장치라고나 할까.
4. 솔이가 현재로 돌아올 때도 항상 선재의 사망 시간인 2023년 1월 1일 0시로 돌아온다.
왜 선재의 시계에 남은 타임슬립 기회는 2가 아니라 0일까?
선재가 옛날에 잃어버렸다는 선재의 시계를 갖고 있던 할머니가 하천에 버릴 때 보면 타임슬립 할 수 있는 기회가 2번 남아 있어야 하는데 왜 0일까 나도 의문이었는데, 위에 이시은 작가 인터뷰에 답이 나와있다. 더 이상 타임 슬립을 할 필요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싶었다고 한다.
작가는 꽉 닫힌 해피엔딩을 강조해서 보여주고자 했던 거 같다. 그리고 판타지적 인물인 할머니가 버렸다면 신의 뜻이 완성된 마당에 필요 없어진 숫자를 0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은 터무니없는 것도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솔이는 마지막 타임슬립 후 15년을 쭉 살았을까?
솔이가 죽은 선재의 시계로 타임슬립을 하고 자감여고 교실에서 눈을 떴을 때 솔이의 손목엔 시계가 없었다. 마지막으로 나왔던 이사 가는 날 까지도 역시 시계는 없었다. 선재가 차고 있던 시계로 타임슬립을 했으니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리고 기존에 솔이가 2023년으로 돌아가는 장면을 보면 모두 시계가 작동을 해야 한다. 시계가 없으니 돌아갈 방법이 없어진 것. 15년을 그대로 살았을 가능성이 큰 부분이다. 태성이 10년 넘는 우정이라고도 했고, 현주에게 선재를 어떻게 끊어냈는지 울분을 터뜨릴 때 힘든 세월을 보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솔이가 13화에서 '내가 살던 시간으로 돌아와 몇 번의 계절이 지나고'라는 솔이의 독백은 세월이 흘러 다시 원래 살던 시간이 왔고, 그 후로 좀 더 시간이 흘렀음을 말해주는 거 같다.
태엽시계
8시 23분의 숨은 의미
8시 23분 = 20시 23분 = 2023년
네티즌 수사대가 찾아낸 건데 이건 맞는 거 같다. 모든 시간 속 시계가 2023년을 가리키고 있다는 건 일부러 설정했다고 볼 수 있기에. 태엽시계 자체가 선재의 시간이 멈추지 않고 흐르길 바라는 솔이의 염원이 담긴 물건인데 선재가 2023년에 죽기에 시계 또한 그 시간에 멈춰있고 그 후로 시간이 흐르길 바라는 의미인 거 같다.
사실 솔선재의 모든 서사가 담긴 '기억을 걷는 시간' 영화 기획서를 본 후 선재가 조금씩 기억을 되찾고 있었지만, 모든 시간 속 기억을 한 번에 되찾게 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게 태엽시계인 건 확실하다.
시계 돌리는 방향
반대로 돌려 기억이 돌아온 거라는 말이 있어 영상을 다 확인해 보니.. 8화 34살에 돌렸을 때는 왼쪽(반대)으로 돌리고, 10화 20살에는 오른쪽(정방향)으로 돌리고, 마지막 15화 기억을 되찾는 34살에는 왼쪽(반대)으로 돌리는데 뭐 여기까지는 끼워 맞추면 그럴 수도 있다.
8화 34살에서는 2009년 폐건물 사고 이후 솔이와의 단절되었던 시간들이 있기 때문에 솔이를 만나 솔이와의 시간들이 다시 흐르길 바라는 의미로 반대로 돌리고, 20살에는 솔이가 있는 2023년 미래로 부지런히 가기 위해 정방향으로 돌린다라고 한다면 말이 안 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왜 굳이 넣은 건지 의도는 모르겠지만, 15화에서 선재가 태엽시계를 돌리고 기억이 돌아오는 첫 장면이 태엽시계를 돌렸던 지난 장면들이다. 순서대로 8화, 10화, 15화 장면이 나오는데 그 뒤에 망가진 태엽시계를 가져온 선재가 고치기 전에 태엽시계를 돌려보는 장면이 들어가 있다. 이때 오른쪽 정방향으로 돌리는데.. 이 장면이 하나 더 추가가 되면서 앞에 이야기들이 설명이 안된다.
태엽시계의 의미 결론
태엽시계는 전자시계처럼 판타지 적인 힘이 들어있다고 볼 수는 있을 거 같다. 누군가는 태엽시계가 아버지 유품이라 1화 보관함에 있었다고 하는데 그건 전혀 언급된 게 없어 아닌 거 같고, 그냥 멈춰 있는 선재의 시간이 흐르길 바라는 솔이의 염원이 담겨서 힘을 발휘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정도가 맞을 거 같다. 멈춰 있던 시간이 흐르며 멈춰 있던 기억이 돌아왔다 정도로만 의미를 부여하면 될 거 같다는.
그리고 15화에서 솔이가 왜 사라진 태엽시계를 가지고 있었나 생각할 수 있는데 솔이는 1화에 보관함에서부터 전자시계 밑에 태엽시계를 가지고 있었다. 이미 2008년에 선재를 만나기 전부터 갖고 있던 물건일 수도 있고, 나중에 새로 샀을 수도 있고 솔이가 태엽시계를 갖고 있는 건 이상한 일은 아니라는 거다.
솔이와 김 형사와의 과거 인연은?
이건 정말 회수가 안 된 떡밥인데 13화에서 2009년에 김 형사가 솔이가 꼭 오래 봐 오던 애처럼 이상하게 마음이 쓰인다고 말하는 장면이 있었다. 굳이 이 장면을 넣었기에 과거에 더 깊은 인연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예를 들면 죽은 솔이 아버지랑 김 형사가 동료 또는 친구였다던가.. 하지만, 그 뒤로 언급된 게 없이 끝이 났다.
이것도 김 형사의 영혼에 스민 기억 때문에 솔이를 보고 기시감을 느꼈던 거라고 한다면 그럴 수는 있는데.. ㅋㅋ 아니 무슨 '영혼에 스민 기억'이 개연성 만병통치약도 아니고 이 부분은 그냥 진짜로 솔이에게 이상하게 마음이 쓰였을 수도 있는 거라 각자의 해석에 맡기기로...
나름 떡밥 회수를 해보겠다며 포스팅을 하다 보니 스스로에게서 선친자를 넘어선 선치광이의 모습을 보았다. 이게 이렇게까지 할 일인가 싶기도 하고 ㅎㅎ 꽉 닫힌 해피엔딩이면 됐지 뭘 더 바라는지도 모르겠고..;;
사실 12화까지 개연성, 탄탄한 스토리, 배우들 연기, 연출력, 빠른 전개, 음악까지 그 모든 게 완벽했기에 13화부터 다소 늘어지는 전개와 개연성이 떨어지면서 다소 억지스러운 부분도 있었고, 선재의 모든 시간 속 기억을 되찾게 하고자 기억을 리셋시키고, 15화에서 '기억은 사라지는 게 아니라 영혼에 스미는 것'이라는 솔이 할머니의 대사로 모든 개연성을 퉁치려는 느낌을 받아서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았다. 아쉬운 점도 어찌 보면 그만큼 애정이 컸기에 느끼는 거다. 관심 없으면 그러거나 말거나 안 보면 그만이니까.
그래도 또 솔선재의 로맨스는 언제나 옳았기에 16회에 쏟아부은 해피엔딩에 행복했다. 이제는 <선업튀>에 이렇게까지 집착도 해봤으니 보내줘야겠지. 덕분에 8주간 정말 행복했다.
'선재 업고 튀어' 진짜 리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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